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Startup Accelerator)에 대한 관심과 눈을 뜨게 된 것은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했을 때가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의 초청을 받아 스타트업들을 만나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사실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는 스타트업이란 그냥 작은 기업으로서 혁신적인 핵심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시장에서 생존하려고 하는 노력하는 존재 정도로 인식을 했었습니다. 그 중 그 제품이나 서비스가 검증이 되었고 회사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판단을 하면 그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초기 고객사로서 그들과 사업적인 파트너쉽을 맺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로 게임 마케팅을 위한 솔루션을 가진 스타트업들에 관심이 있었고 마케팅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세일즈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활용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에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강사가 되어 여러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에게 사업적인 조언을 주는 입장이 되어 보니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스타트업들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관심이 있었던 게임 분야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우연한 기회로 엔젤 투자를 하고 하와이에서 열렸던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제가 추천을 했던 게임 스튜디오가 피칭(pitching) 경진대회에서 최종 우승을 하는 것을 보면서 투자자의 관점도 생겼습니다.
시간이 지나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퇴사 후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생겼고 스타트업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게임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에 공동 대표로 합류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다음 스텝이었습니다. 과거에는 게임 퍼블리셔의 입장에서 성공 가능한 게임을 찾았다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에서는 그런 가능성을 가진 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하고 게임 퍼블리셔에게 선택되거나 자체 퍼블리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했습니다. 게임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컨텐츠의 시장성과 차별성을 설명하고 게임 출시 전략과 운영 계획 및 마케팅 계획을 발표하는 여러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나면서 함께 히트 게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1년 전에 제가 추천했던 전 직장 외국인 동료가 게임 엑셀러레이터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팀웍도 잘 맞아서 첫 출발은 괜찮은 듯 했습니다.
그러나 게임 스튜디오에 대한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이해 충돌 이슈가 생기면서 투자업에 대한 회의가 생겼고 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옷이란 생각이 들어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몇 개월 후에 퇴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소액 주주로 있는 회사에 인건비를 늘리면서 제 사업 개발 경력과 거리가 먼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도 비효율적이고 생각해 보니 내 돈으로 월급 받으면서 사실상 회사에서 무료 봉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회사 밖에서 회사의 고문으로서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저도 다른 회사에서 정상적으로 급여를 받으면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았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액셀러레이팅 비즈니스의 수익 구조와 업계의 관행 등 회사 내부에서만 알 수 있는 노하우들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도 회사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들고 시드 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를 결성해 나가는 것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는 것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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