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주님도 믿음도 세례도 하나이며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신 하나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시고 모든 것을 통해 일하시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에베소서 4:5-6 KLB)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아침부터 바쁘게 일상 생활을 시작하고 낮에는 일터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일을 하고 저녁에는 퇴근 후 쉬겠지만, 저는 새벽에 인천을 돌며 배송을 하고 낮에는 택배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한 뒤 늦은 오후부터 택배 집하를 하고 퇴근 길에는 당근 마켓에서 구매한 무거운 가구들을 옮깁니다. 남들이 쉬는 시간에 일을 해야 하니 힘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벽에 차가 안 막혀서 좋고 인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또한 새벽을 깨우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데 이런 분들 때문에 낮에 세상이 좀 더 편하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인천 전역을 돌면서 동네 구경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택배를 보내드리는 일을 하면서 고객들과 친해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중 한 곳이 제가 매일 방문하는 집하지 맞은 편에 있는 꽈배기 가게인데 사장님 할머니와 말동무를 해드렸더니 꽈배기와 팥도너츠를 싸게 주시기도 하고 친척분들께 도너츠를 큰 아이스박스에 포장해서 개인 택배 발송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아담한 키에 똑 부러지는 말투의 할머니신데 젊은 여사장님이 계셔서 처음엔 가게에서 일하시는 직원분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할머니가 사장님이셨고 딸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꽈배기를 사 먹으러 한두 번 가다가 몇 번 캠핑 갈 때 냉동 꽈배기를 많이 사가면서 단골 손님이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할머니의 친오빠분이 젊었을 때 화물 배송을 하셔서 택배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신다고 하면서 냉커피도 타주시기도 하고 오후 늦게 장사 마무리하면서 덤으로 도너츠를 더 주실 때가 많았는데 이런 분들 때문에 택배 배송을 하면서도 감사함을 잃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젊으셨을 때는 슈퍼우먼이라는 소리를 들으셨을 것 같은데 꽈배기와 도너츠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교육받고 해야한다고 하시면서 매일 아침마다 반죽을 해서 당일 판매는 기본이었고 레시피도 직접 개발하신 프로페셔널이셨습니다.
가끔 안 계실 때가 있으셨는데 알고 보니 허리가 안 좋으셔서 병원과 한의원을 다니시느라 못 나왔다고 말씀하시며 하루 종일 서서 일하셔서 그런지 협착증이 있으시다고 하셨습니다. 결국은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시길래 허리 환자에게 좋은 꺼꾸리 운동기구가 저한테 중고로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사고 싶다고 하셔서 댁으로 배송해 드렸습니다. 오늘 에베소서 말씀 중 모든 것을 통해 일하신다는 게 뭘까 묵상하다가 주어진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선하신 방법으로 사람들을 움직이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배송하러 나갑니다.
p.s. 방금 새벽배송한 정직한식사가 안 보인다고 고객이 제보를 하셨네요ㅠㅠ 새벽에 어두워서 옆 동에 둔것 같습니다 ㅋ 빨리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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