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용산 해방촌에 자전거를 배송하러 다녀왔습니다. 용산 미군기지 옆 동네인 해방촌은 가파른 언덕과 좁은 골목으로 운전하기 매우 불편한 곳이었는데 말로만 듣던곳이었는데 막상 방문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아직도 전봇대가 있고 골목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보면서 서울에 이제 몇 개 안 남아있는오래된 동네였는데 서울시가 주거재생 사업으로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었고 골목마다 에쁜 카페나 공방이 보이는걸 보니 예술인들이 모이는 곳 같았습니다.
네비의 도움으로 숨어있는 빌라를 찾아 자전거를 배송하고 운전해서 동네를 떠나려는데 폐박스를 줍는 할머니가 보여서 잠시 주춤하다가 탑차 짐칸에 박스가 있길래 챙겨드렸습니다. 이제 아침 6시라 그런지 핸드카트에는 박스가 몇개 없었는데 순간 짐칸에 챙겨놓은 이동식 에어컨이 생각이 나서 할머니에게 드리면 고물상에 팔아서 점심값이라도 하실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조금 무겁긴 하지만 핸드카트에 올리시면 될것 같아서 가져가시라고 말씀드렸더니 손사레를 치며 가져가도 100원밖에 안준다고 하시길래 아니라고 말씀드렸지만 믿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은 차로 이런거 가져온다고 하셔서 이거 가져가시면 된다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같은 말만 계속 하셨습니다.
할수없이 자리를 뜨는데 계속 마음에 걸려 차안을 찾다가 장갑을 드렸더니 받아가셨는데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오래된 동네에도 변화가 있지만 할머니에게는 관심과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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