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에 있을때 아들 둘을 데리고 등산을 다니시던 한 형제님 이야기를 아내는 가끔 합니다. 넘치는 체력으로 애들 데리고 나가서 등산이라도 하라고 얘기할때 빠지지 않는 분인데 저도 내심 부러웠나 봅니다. 동네 산부터 시작하신 것 같은데 나중에는 아이들을 둘 데리고 산에서 와일드 캠핑까지 하시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저도 늦었지만 막내를 데리고 집앞에 있는 청량산부터 등산을 시작합니다. 큰 아이들에게도 가자고 아침부터 얘기했지만 코로나 핑계를 대면서 게임 하느라 정신없고 아내는 원래 등산에는 취미가 없습니다.
청량산 올라가는 입구중 조금 한가한 곳을 찾아주차한 뒤 당근마켓에서 산 아기 등산 캐리어에 시온이를 태웁니다. 첨이라 그런지 약간 조여서 그런지 불편해 하지만 금방 적응한 것 같습니다. 청량산 등산 시작합니다!
산에 왜 올라가느냐라는 질문은 왜사냐고 묻는 것과 비슷할것 같습니다. 올라가면 어차피 내려가야하는데 왜 올라가야 하는지 물어본다면 높은 곳에서 경치를 못 봤기 때문일겁니다. 산을 오르는 과정과 인생의 굴곡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등에 지고 오르는데 막내의 무게가 오롯이 느껴집니다. 내려오시던 어르신들이 한마디씩 하시는데 그중에 “진정한 아빠다”라고 말씀하셨던 중년 아저씨의 칭찬에 무거운 한걸음이 살짝 가벼워집니다.
정상에 오르니 아이 둘과 함께 올라오신 아줌마가 아기에게 주라고 귤을 몇개주셔서 감사하게 먹었습니다. 전망대에 오르니 송도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청량산에는 2년전인가 올라와 본 것같은데 이제는 막내랑 같이 오게되니 감개무량합니다.

올라왔으니 이제 내려갑니다. 내려갈때가 사실 더 위험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다리도 살짝 풀력있고 방심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뱃살 두께 테스트도 해봤더니 아직 30대의 뱃살이네요ㅎㅎ

청량산에서 내려와 늦은 점심으로 왕갈비탕에 밥을 말아 먹은 막내는 3층 키즈카페에서 한바탕 놀고 나서야 직성이 풀린듯 합니다. 원래 주말에는 자리가 없어서 못 먹는 송도유원지의 최대의 바베큐 식당인데 코로나 때문에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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