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Nudge)

책 제목은 참 중요한데 넛지(Nudge)라는 뜻은 우리말로 풀면 옆구리 쿡 찌르다라는 뜻으로 한단어로 번역이 안되는 영어문화권의 독특한 단어입니다. 눈치를 중요시하는 간접적인 화법의 문화인 대한민국에서 상대방의 옆구리를 찌른다는 것이 좀 과한 액션이라서 그런 단어가 없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 제목으로 한단어로 번역이 안되는 뜻이기에 한글 책 제목도 그대로 넛지라고 쓴 책이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저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내용이 어렵긴 했지만 ‘선택 설계’와 ‘자유주의적 개입주의’ 란 주제를 가지고 미국의 공공 정책이나 의료 보험 등을 많은 예시로 삼으면서 대중들로 하여금 특정한 방향으로 선택하게끔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넛지’라는 단어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똑똑하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가장 최적의 선택을 하는 ‘이콘’ 이라고 느끼지만 사실 대부분은 계산기로 나눗셈을 하고 기념일을 잊어버리는 매우 바보같은 ‘인간’이라는 것에 매우 동의하면서 어리석은 대중들을 한 방향으로 이끄는 넛지가 필요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생각해지만 사실 옷을 쇼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에 은행에서 대출을 하거나 주식 투자를 하는데는 몇 분 걸리지 않고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입니다. 비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인간인 이유를 여러가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설명과 그 예시를 들고 있는데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손실회피입니다. 이득을 볼수 있는 선택보다 손실을 회피하기 위한 선택을 더 많이 하게된다는 것인데 그 강도가 2배의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만일 주식 투자로 인해 1000원의 손실을 봤다고 하면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는 2000원 이상을 이익을 벌어야 상쇄된다는 뜻인데 주식투자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을때 디폴트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도 설명했는데 음악이나 게임 등에서도 월정액 결제 자동 선택으로 설정해서 아무생각없이 계속 연장되게 하는것도 일종의 넛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책 설계보다는 넛지마케팅 내용에 흥미가 갔는데 단순한 설문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내용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효과적일 것 같아서 한번 시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부드럽게 개입하여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 누군가 내가 선택하도록 설계한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넛지를 당하고 있을수 있겠다는 자각을 하면서 제 생각도 스스로의 생각이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의문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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