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카인드

휴먼카인드라는 책에서는 인간의 본성이 과연 선한가 악한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가 지금껏 알아왔던 많은 성악설과 관련된 주장과 그를 뒷받침하는 많은 실험들 중 의도를 가지고 조작된 것들이 많다는 충격적인 증거들을 이야기하며 인간 본성에 대한 놀랍고도 반가운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착하다(Human is kind) 는 것입니다.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에 대한 논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역사를 거슬러 많은 철학자들이 주장을 펴온 주제인데 저자는 그런 원론적이고 소모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우리가 맹목적으로 알고 있던 이론이나 유명한 실험 결과들이 사실은 조작되었거나 실험을 했던 소수의 관리 감독자들의 강압적인 영향으로 특정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끈질긴 조사로 밝혀내고 있습니다. 그 중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교의 죄수와 간수 역할 실험이 좋은 예인데 학생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한 가상 감옥에서 인간의 어두운 본성이 나타나 간수들이 죄수들을 폭행하고 통제불능 상태가 되어 실험을 중단했다는 사례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조작된 결과였고 학생들은 아무일 없이 장난치다가 끝났다는 것입니다. 이런 날조된 실험 결과들을 검증없이 그대로 언론에서는 확대 재생산을 하고 나중에 실험 결과를 정정하거나 사과문을 낼 때는 매우 소극적인 보도를 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이런 가짜뉴스들이 판을 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어린 학생들이 점차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충격적인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게 된다는 파리대왕이라는 이야기 역시 완전 허구 소설이었고 실제 유사한 사례가 있었지만 오히려 학생들은 질서있게 위기를 헤쳐나갔다고 합니다.

휴먼카인드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소수의 악한 의도를 가진 목소리라도 유명한 학교나 기관의 이름으로 미디어에서 확대 재생산을 하면 대다수의 무관심한 대중에게도 그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었는데 사람들은 생각하고 분석하기를 귀찮아하고 나보다 권위있는 자들의 의견에 도전하기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그리고 한마리의 미꾸라지가 물을 흐릴수 있는 것처럼 소수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마치 전체의 의견이나 정설 이론으로 탈바꿈 되면서 공동체에 암처럼 퍼질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화로운 도시의 일상이나 친절한 시민의 선행 그리고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뉴스거리가 되기 힘들지만 그런 것들이 모아져서 매일 아무 사고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또한 봄이 되면 어김없이 피는 새싹이나 비온 뒤 맑은 하늘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잠시 바쁜 일상을 멈추고 찬찬히 바라볼 때 비로소 보이고 깨닫게 되는 일상의 기적같은 순간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떠오르고 지는 태양이나 제가 쓴 글처럼 말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고 서로 협력하고 화합하기를 원한다고 믿고 많은 사람들이 무관심 속에서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작은 행복을 전하러 오늘도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새벽배송을 하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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