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스타트업에서 잠깐 일하게 되면서 다시 마케팅 실무를 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이론이나 전략보다는 당장 그 일을 실행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실무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저도 주고 실무자들의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막상 마케팅 업무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실무를 하게 되니 당황이 되었고 제가 그 실무를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배워가면서 업무를 진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제가 그 실무를 사실 모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용어로 메타인지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생각을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곧 자기성찰을 한다는 의미이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닫고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럼 더욱 겸손해질 수 밖에 없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계속 배우고 다시 생각하면서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메타인지가 낮은 사람들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고 적은 경험과 과거의 작은 성공에 취하여 더욱 확증편향을 갖게 되고 다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치 망해가는 회사의 대표나 쇠락해가는 나라의 왕이나 정치인 같은 모습입니다.
과거 북미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블랙베리라는 키보드가 붙어있는 스마트폰이 있었는데 이메일을 언제 어디서나 보내고 받을수 있어서 모든 비지니스맨들의 필수품이었고 회사에서도 공식적인 업무기기로 많이 도입했었습니다. 애플 아이폰이 나온 후로는 터치스크린 UI로 업계표준이 옮겨갔지만 블랙베리는 끝까지 키보드를 고집하다가 결국 역사 속의 기기로 남게 되었는데 그 고집스런 결정 뒤에는 타협하지 않았던 CEO가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서류에 도장을 자동으로 찍어주는 로봇을 개발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시대의 변화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고 과거에 머무르는 사람이나 회사는 어느 나라에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씽크어게인 (Think Again)은 끊임없는 학습과 정보를 바탕으로 생각을 유연하게 변화시키고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사실들을 의심해보고 다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여러 사례중에서 IBM 에서 개발한 AI 프로젝트 디베이터와 세계 토론 챔피언인 하리시 나타라얀의 토론 배틀의 과정에서 결국 심사위원들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힘으로 하리시가 불리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한 것이 생각을 바꾸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합니다.
저 역시 사업개발과 영업을 하면서 고객사의 담당자의 생각을 바꾸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 일인지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법인영업 특성상 한명의 담당자의 생각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그런 생각의 변화가 생기도록 여러 담당부서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정보력과 논리의 싸움이 아니라 마치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듯한 ‘예술’의 영역이라고 생각됩니다. 똑같은 악보를 누가 지휘하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다른 것처럼 저 역시 그런 차별화를 위해서 오늘도 제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지식을 쌓고 정리해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매일 매일 변화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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