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관련 뉴스의 핵심 키워드는 메타버스(Metaverse)입니다. 얼마전 전남 광주에서 열린 컨텐츠 전시회인 에이스페어에서도 메타버스 데모부스가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왜 최근 갑자기 메타버스가 주목을 받고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김상균 교수님의 메타버스 책에서 한마디로 “디지털 지구”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컴퓨터 온라인 게임이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그리고 디지털 아바타 등이 어우러진 컨텐츠들의 가상세계입니다.
아마도 세컨드 라이프라는 실패한 서비스가 메타버스의 최초의 사례 중 하나일텐데 아바타로 가상세계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은 물론 ‘린든’이라는 게임화폐로 쇼핑을 하거나 다른 유저와 상거래까지 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었습니다. 그러나 무한 자유가 허락된 가상세계에서 , 도박과 아바타끼리 섹스까지 가능한 기획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운영적인 실패뿐만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전환 혹은 확장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아바타를 사용했던 포털서비스인 프리챌이나 미니홈피를 기반으로 한 싸이월드 서비스가 큰 인기가 있었으나 거의 무한한 자유도가 주어지는 ‘메타버스’ 로 분류하기에는 좀 무리인 것 같습니다. 작년에 미국 나스닥에 기업상장을 한 로블록스(Roblox)나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마인크래프트(Minecraft)를 메타버스 서비스로 분류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둘 다 샌드박스 게임기반의 오픈월드 게임인 것이 특징인데 정해진 시나리오나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이 아니라 유저들이 스스로 공간과 아이템을 만들어서 자유롭게 컨텐츠를 창조해 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블록스에서 아이템을 만들어서 파는 상인들이 많은 돈을 벌었다는 뉴스가 가끔 나오는데 바로 이런 가상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메타버스의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왜 최근에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지 생각해 봤는데 우선 위에서 언급한 로블록스가 2021년 3월에 나스닥에 기업상장을 하며 시가총액 41조를 기록하면서 전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 메타버스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진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로블록스 게임 생태계의 가치는 그 안에서 활동하는 유저들과 그들이 만든 미니게임들 그리고 유저들간의 경제활동에서 만들어지는데 약 800명의 크리에이터들은 연 $30,000 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하고 2021년에 로블록스 유저들이 약 5000억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사참조) 과거에도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획득하여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로블록스는 게임화폐 (Robux)를 현금으로 교환을 해주면서 게임머니가 현금이 되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한마디로 돈이 되는 게임을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온라인 게임서비스를 하는 게임회사들이 특수를 누리게 된 것도 큰 환경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마다 기준이 달랐지만 야외활동 자제부터 집안에만 머물러야 하는 락다운(Lock Down) 조치를 취하면서 사람들은 주로 집안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고 재택근무부터 랜선투어 등 온라인 라이프 스타일로 급속도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도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쓰게 되었을 것입니다. 2020년 9월에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 4.8조)가 기업상장을 하였고 2021년 8월에도 배틀그라운드 게임으로 대박을 낸 크래프톤이 기업상장(시가총액 24조)을 한 것은 이런 시장상황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메타버스 프로젝트들이 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IT 플랫폼 회사들과 게임회사들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자 바라보는 메타버스의 세상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그 스타일과 기능들이 조금씩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된 경험은 바로 실시간 소통이라는 것입니다. 실시간 소통 플랫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고 저는 그 태풍의 눈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메타버스 서비스에는 혁신적인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더욱 강화되었는데 텍스트 채팅이나 이모지(emoji)는 기본이고 음성통화와 화상통화 기능까지 추가되어 더욱 실제와 같은 환경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SK텔레콤에서 출시한 ‘이프랜드’에서는 실시간 음성채팅으로 다른 유저들과 대화를 할 수 있고 부동산 스타트업인 직방에서 출시한 ‘메타폴리스’라는 메타버스 서비스에서는 직원들이 현실 세계와 유사한 가상공간에 출근하여 회의실에서 화상회의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가끔 식당에 가면 부모님과 아이들이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각자 휴대폰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 어린 세대일수록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편하고 비대면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메타버스는 또 하나의 ‘디지털 지구’이고 그 안에서의 자신의 캐릭터 혹은 아바타는 중요한 자신의 표현입니다.
제가 자주 쓰는 표현중에 하나가 “One Click Away”라는 것이 있는데 누구를 만나고 싶거나 대화를 하고 싶을때 과거에는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났다면 이제는 메신저를 통해서 클릭 한번이면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해서 쓰는 말입니다. 이제는 메타버스 세계 안에서 전세계인들과 친구를 사귀고 함께 실시간 공연을 보고 쇼핑을 하고 상거래까지 할 수 있는 멋진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4시에 일어나 지구 반대편의 소식부터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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