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처럼

저는 샤오미 휴대폰을 사용한 지 오래되었는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휴대폰 번호가 두 개가 필요하여 듀얼 심카드가 있는 폰을 찾다가 우연찮게 샤오미 폰을 발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수많은 중국 저가 스마트폰 중에 하나의 브랜드로 조금 깔끔하게 생겼다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하드웨어 디자인보다는 소프트웨어 UI가 마치 아이폰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폰은 분명 훌륭한 UI로 사용자 편의성이 매우 높지만 사용하다 보면 어떤 특정한 기능과 커스터마이제이션이 되지 않는 한계가 있는데 반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로 바탕화면에 위젯을 넣거나 사진 등 파일을 공유할 때도 더 많은 옵션으로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폰에서 아이폰 같은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양쪽 플랫폼의 장점을 다 가진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샤오미 스마트폰에서는 클라우드 기능은 물론 화면 녹화기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서 서비스 간에 공유가 불가한 경우,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의 영상을 녹화하여 유튜브에 올리는 치트키도 가능합니다. 또한 하드웨어 기능면에서도 매우 훌륭한데 CPU, 메모리, 스크린, 카메라 등 거의 모든 스펙 면에서 높은 사양인데 비해 가격은 사양이 유사한 아이폰이나 삼성 스마트폰에 비해 반 값이라는 놀라운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특히 스테레오 스피커에서 나오는 사운드는 음악을 스마트폰에서 들어도 마치 고음질 스피커에서 듣는 것 같고 지문 인식과 안면 인식 둘 다 지원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풀고 사용할수 있어서 매우 편리합니다. 아이폰의 ‘쿨’한 기능과 안드로이드의 ‘편리한’ 기능을 합쳐놓은 듯한 유저 경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Xiaomi POCO X3

이런 놀라운 가격과 품질의 비밀을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게 되었는데 샤오미는 마치 인터넷 기업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에 매우 놀랐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모두 강점을 가지려면 이 두 부문 간의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협업 체계가 필요한데 경영진 자체가 인터넷 기업에 특화된 팀이라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듣고 그에 따른 제품 개선을 하고 팬덤(Fandom) 마케팅 및 헝거(Hunger) 마케팅으로 사전에 주문 물량을 파악하여 스마트폰 부품 조달을 가장 최저 가격으로 확보하여 소비자가격을 파격적으로 맞추는 놀라운 전략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점은 하드웨어 생산위주의 ‘공장문화’를 가진 회사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간의 문화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인데, 한 회사 안에서 서로 다른 조직 문화를 가진 사업 부문을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것은 레이 준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샤오미 제품이 ‘애플 제품 따라하기’ 라던가 레이 준 회장이 ‘스티브 잡스 흉내내기’라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업계 1위 업체를 벤치마킹하는 전략은 IT업계에 흔하게 있는 것이고 스티브 잡스 스타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경영자는 전세계에 수없이 많다는 것을 고려할 때 전혀 이상할 것이 없고 오히려 샤오미와 레이 준 회장은 단기간에 다른 많은 저가 스마트폰 경쟁업체와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샤오미 만의 생태계와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했다는 점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샤오미는 2010년에 레이 준 회장이 창업하여 2018년에 홍콩 증시에 상장되어 2020년에는 한때 100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바 있고 현재 85.5조로 삼성전자(471.5조)와 네이버(61조)와 비교했을때도 짧은 기간동안 대단한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 기업처럼 생각하는 인터넷씽킹(Internet Thinking) 이외에도 팬덤 마케팅(Fandom Marketing)과 헝거 마케팅(Hunger Marketing) 에 대해서도 저자는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모두 애플의 마케팅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기록적인 판매 실적이나 IT전문 매체를 통한 신뢰성 있는 인터뷰 등을 통해 샤오미 브랜드를 점차 각인시키는 전략도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합니다. 디지털 제품구매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인데 시장 점유율 1위나 기록적인 판매실적을 내세우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이건 간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맞춰서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새삼 느끼게 되었고 위대한 기업이란 더 이상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회사가 아니라 경영인들과 그 구성원들의 생각이 얼마나 열려있고 그들만의 문화를 바탕으로 얼마나 많은 팬들, 즉 충성 고객들이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을 읽고 트레이딩을 한 뒤, 가족의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택배 배송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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